일본 베이커리 산업 100년차 #1
  • 작성일 2012-08-23
  • 작성자 Chungkang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푸드스쿨 김현숙 교수님

“일본 베이커리 산업 100년차”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최고의 불랑제가 제안하는

“빵이 있는 멋진 라이프 스타일”

불랑제리 에릭 카이저 저팬, ‘키무라 슈이치로 사장’

140년 전통의 긴자 키무라야 장남이 프랑스 최고의 불랑제를 만나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과 일본의 구로다 공주가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명품 베이커리 에릭케제르. 아시아지역 총괄 파트너인 “불랑제리 에릭카이저 저팬”의 대표이사이자 일본 최초로 단팥빵을 만든 ‘긴자의 키무라야 총본점’의 3대 장남인 ‘키무라 슈이치로 사장’을 만났다.

 

일본의 인터넷 사이트 “All About” (각 분야 전문가 포탈사이트)는 매년 그 해 최고의 빵집에 대한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2001년 도쿄에 처음 1호점을 오픈 한 이래 매년 인기도 상위 10위 권내 에 머물고 있는 최고의 빵집인 ‘메종 카이저’ 우리나라에서는 ‘에릭 케제르’로 2010년 여의도에 1호점을 오픈한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베이커리(제과점)이라는 포괄적인 카테고리이지만, 유럽은 물론 일본에서는 불랑제(빵전문점), 파티스리(양과자점)는 분명 다른 직종의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되어있고, 특히 키무라 사장은 자신의 회사명에 굳이 불랑제리를 붙임므로서 ‘빵’을 메인 아이템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가 처음 키무라사장을 만났던 것은 2011년 2월 매년 도쿄에서 개최되는HOTERES 전시회의 세미나장에서 였다. 일본 최고의 불랑제이자 140년 전통을 잇는 일본을 대표하는 빵집의 장남으로 일본 베이커리 산업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그가 발표한 주제는 신선한 놀라움 그 자체였다.

‘불랑제리에서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맛있다는 것으로 잘 팔리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라고 단언한다.

다양한 먹거리가 풍요로운 이 시대에 빵을 먹으므로서 얻을 수 있는 고객 입장에서의 부가 가치, 그것이 빵으로 얻는 포만감이나 빵 자체의 맛만이 아닌 빵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서비스 경쟁력” 이라는 것이다.

키무라 사장은 직접 청중앞에서 바겟트와 잘 어울리는 에피스리와 잼류, 향신료, 채소류 조리를 시연해보였다. ‘빵과 함께 하는 멋있는 생활을 즐기자/라이프 스타일의 제안’ 라는 주제로 키무라사장이 직접 핫플레이트를 가지고 나와 간단히 맛있게 빵을 즐길 수 있는 요령을 시연한 후에 참가자 들에게 바겟트 하나로 여러가지 맛을 즐길수 있도록 페어링한 다양한 카나페들을 즉석에서 시식하도록 나누어 주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노점포 빵집의 3대 대표가 프랑스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에릭 카이저와 만나 이루어낸 ‘메종 카이저’의 불멸의 인기제품 ‘바게트 몽쥬’ 가장 기본적인 맛에 철저히 전념해온 키무라씨가 실연한 내용은  ‘빵 코디네이터 인스트럭터’인 필자에게는 신선하면서도, 빵을 좋아하는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반가운 내용이었다.

키무라씨가 실연해보인 빵 페어링의 컨셉은 ‘다양한 맛, 간단한 조리, 재미와 멋스러움, 건강, 스피드’의 다섯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기본은 모두 바겟트 빵인데 ‘딸기잼에 시치미라는 뿌려먹는 일본 향신료를 섞은 소스를 카망베르 치즈에 액센트 얹기’ ‘봄나물의 상징인 유채순을 올리브 오일을 살짝 둘러 핫플레이트에 소금과 후추로 살짝 볶아 머스터드에 버무려 올리기’ ‘버터를 바른 바겟트에 김장아찌(노리츠쿠다니) 얹어먹기(기본적으로 버터와 간장은 맛의 궁합이 아주 좋다고 한다)’ ‘핫플레이트에 피자치즈를 조금씩 녹혀 약간 노릇하게 가장자리가 탈 정도로 구워지면 뜨거울 때 빵에 얹어내기’ 등 빵을 테마로 즐거운 라이프 스타일을 마음껏 상상할 수 있도록 고객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이 불랑제리의 제안형 영업 스타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매장에서는 다양한 시식용 빵을 준비해서 고객에게 다가가는 적극적인 영업을 해야 하는데, 그 때 발생하는 코스

트를 따지기 전에 안팔려서 처리해야 하는 로스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경영인으로서의 이시대의 불랑제에게 요

구 되는 또 하나의 자질이라는 것이다.

 

 

 

 

 

 

키무라사장을 얘기할 때 일본인들은 ‘온죠우시(御曹司)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명문가의 자제라는 뜻으로 대개의 경우 게이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철저한 엘리트교육을 받고 자라는 게 통념. 그역시 게이오출신이다. 대학 재학중에는 스키부 활동을 시작해 지금도 스포츠는 매우 좋아하고 서핑을 자주 즐기고 있다고 한다. 그는 대학 졸업후 가업을 바로 잇지 않고 일본생명에 입사하여 사회 생활을 시작해서 역량을 발휘했지만, 가업과 연계된 경영수업을 겸해서 미국 뉴욕의 AIB를 졸업하고 ‘에이미즈 브레드’ 에서 빵 만드는 법을 처음부터 배우게 된다.

 

그 후 2000년에 프랑스가 자랑하는 세계 제일의 빵장인인 ‘에릭 카이저’를 스승으로 메종 카이저 본사에서 연수를 받게된다. 그곳에서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고 배우는 모습을 보고 에릭 카이저의 기술지도를 받는 것을 물론 신뢰를 얻게되면서 최초의 해외 파트너로서 일본에 2001년 ‘메종 카이저’ 1호점을 도쿄 다카나와에 오픈하게 된다.

 

창업 당시 일본의 빵역사와도 같다고 볼 수 있는 키무라야의 장남으로 일본에는 단팥빵, 메론빵, 커리빵과 같은 ‘부드러운 빵’이 주류인 시장인데, 본고장 프랑스식의 ‘딱딱한 빵’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메종 카이저는 절대로 실패할 것이라고 주위에서 우려가 많았다고 한다.

실제로 개점 당초는 매장을 찾는 고객이 적어서 고생했으나 보험회사 영업경험에서 ‘이쪽에서 고객을 찾아 나서는 것은 자신있다’라면서, 본고장 프랑스빵의 맛을 알리기 위해서 노상과 수퍼 등에서 시식을 시키고 점포를 찾는 고객들에게 그날 식사로서 빵과 어울리는 반찬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꾸준히 해나가는 가운데 애용자가 착실히 늘어나면서 일본법인 설립 2년 후인 2002년에는 인터넷상의 ‘베스트 빵’으로 랭캥 1위에 오르게 되었다.

 

 

키무라사장의 빵에 대한 철학은 프랑스에서 직접 경험한 전통적인 제법으로 프랑스 정통빵을 재현하는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식품회사로서, 일본 최초로 프랑스빵 전용 밀가루를 상품화한 ‘닛신제분’의 ‘엘레건트한 빵을 만든다’라는 전략과도 맞아서 메종 카이저와 콜라보레이션으로 프리믹스 제품을 개발하고, 바겟트를 즐길 수 있는 레시피들도 개발하였다.

그러나 키무라사장은 프랑스와 일본이 융합하는 과정에서도 프랑스의 정통적인 제빵공정을 고수하면서 상품화 과정에서 지나치게 일본풍이 되지 않도록 빵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메종 카이저는 빵과 과자를 제조판매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한다면 키무라사장의 경영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빵이 있는 멋진 생활을 고객과 공유하는 장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는 자신이 개발한 밀가루, 버터, 커피 등을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고 다른 빵집에서도 공유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공개하고 있다.키무라사장은 메종 카이저가 인기점이 되어도 시장을 쟁탈해서 자신의 매출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의미가 아니라 고객 한사람 한사람의 1년간 소비하는 식사빵의 비중을 높여 재방문율이 높아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드계 식사빵을 먹는 인구를 늘리는 것은 한개 빵집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식사빵’ 시장 자체를 키우는 것이 그의 목표이다.

 

이러한 생각은 생명보험회사의 법인영업 7년간의 경험에서 배운 마켓팅 철학으로 그 경험속에서 시장에 대한 개념이 생겨났다. 식사빵, 프랑스빵의 시장이 커지고 그 가운데 메종 카이저가 가장 맛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좋은 것이다.

 

 

 

 

“빵을 굽는 철학과 고객과의 소통”이 성공하는 베이커리의 핵심

 

키무라사장의 현장중심, 고객중심 경영철학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키무라사장에게 직원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우리 매장에는 판매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고객을 맞는, ‘접객’하는 사람이 있지요” 

접객하는 사람뿐아니라 주방의 생산직원들도 자신이 만든 빵을 고객이 어떻게 드실까라는것을 항상 생각하고 만들도록 요구한다.

일본에만 파트타임을 포함해서 200여명의 종업원이 있는데 생산효율과 이익율에 연동해서 보너스를 지급하는 시스템을 실시하고 있다. 맛있는 빵은 숙련된 제빵기능인이 있으면 만들 수 있고, 멋진 점포는 우수한 디자이너가 있으면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빵을 즐기는 고객은 기분 좋은 날에 많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빵을 통해서 즐겁고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는 직업에 대한 인식은 종업원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에게 다가가는 마인드를 갖게 되면 매장 분위기를 통해 매장을 들어서는 순간 고객은 온몸으로 느끼게 되고 결과적으로 매출과 직결된다고 보는 것이다. 창업 11년 만에 일본 도쿄중심으로 매장 27개에 년매출 약 200억엔에 이르는 회사로 성장했지만, 도쿄 이외에도 일본 국내 지방 진출과 대만, 한국, 싱가폴에 이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으로의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해외시장 진출시의 품질 및 고객만족 향상에 대한 전략은 오픈 준비 단계에서 프랑스와 일본에 생산기술 직원들의 교육하고 있고 매월 정기적으로 키무라사장이 직접 점포들을 순회하면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한국은 밀가루 같은 기본 재료들은 품질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버터, 치즈 등 유제품과 아몬드 파우더와 같은 수입품들의 종류가 프랑스나 일본보다 적은 편이어서 대체 재료와 메뉴 개발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고 한다. 제품의 제조기술이나 품질만큼 더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은 역시 ‘빵을 굽는 철학’이다.

고객의 행복한 식탁을 생각하는 서비스 마인드와 섬세한 배려, 고객과의 소통이 성공적인 베이커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키무라 사장을 통해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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