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 INTERVIEW] 현장의 매력을 잊을 수 없다
  • 작성일 2015-08-26
  • 작성자 Chungkang

 

 

 

 

[현장의 매력을 잊을 수 없다]

고 3때 영화에서 만난 뮤지컬 무대감독이라는 직업, 살짝 방향이 바뀌었지만 대학로의 연극전문극장 예그린씨어터에서 조명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뮤지컬스쿨 무대미술 전공 류한나 동문을 만났다.

 

Q 극장이 아주 아담하고 예쁘네요. 여기서 일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죠?

/ 네. 제가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무대미술전공 12학번이고 올해 2월에 졸업했으니까 얼마 안되었어요.

 

Q 졸업하고 바로 취직하신 거죠?

/ 졸업하기 전에 조기 취업 했어요. 작년 11월 말 즈음부터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 추천으로 면접을 본 후에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처음부터 조명을 목표로 학교에 입학했나요? 언제쯤 지금의 진로를 결정했습니까?

/ 고3 때까지는 뭘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어요. 고3 일학기말에 영화 ‘김종욱찾기’를 봤는데 여자주인공 임수정씨 역할이 뮤지컬 무대감독이었어요. 영화에서 잠깐 잠깐 일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너무 멋있는 거에요. 그래서 청강대에 입학할 때는 무대감독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무대감독이 제가생각한 것과 다르게 맞질 않더라구요. 제가 만들기는 좋아하는데 무대감독에게 중요한 능력은 통솔력이거든요. 공연을 하면 음향팀, 조명팀, 분장팀 같이 여러 팀이 있고 그 모든 팀을 통솔하고 공연스케쥴을 관리하고 무대를 통합해서 통솔하는 게 무대감독이 해야 하는 일이고 저도 어떤 일인지 대충은 알았는데 해보니까 아니었어요. 그래서 1학년 말 즈음에 조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Q 그러면 조명 작업은 적성에 맞으셨나요?

/ 조명은 힘쓰는 일이 많은데 제가 힘도 좋은 편이어서 일단 맞았구요. 조명이 예쁘고 배워야 할 게 많아서 1학년 때는 친구 따라 동아리에서 어깨너머로 배우다가 2학년 때부터는 전공으로 공부했어요. 함께 전공으로 선택한 친구들이 우리 학년에는 10명 좀 넘은 것 같네요.조명을 전공으로 선택하면 주로 어떤 공부를 하게 되나요 전기장치에 대한 공부는 기본이고 빛의 각도나 색감을 잘 알아야 좋은 빛을 만들 수 있어요. 또 무대 조명이라 현장에서 사용하는 기기들이 따로 있거든요. 그런 것들도 공부해야 하고 작품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합니다.

 

Q 지금 여기 예그린씨어터를 봐도 조명의 숫자가 한정되어 있는데 이걸로 빛을 표현하는 거잖아요? 어떤 부분에 대한 감각이 제일 중요한 걸까요?

/ 말씀하신대로 기기는 한정적인데 사람에게 어떤 각도로 빛을 비추도록 연출하느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죠. 제 생각에는 빛의 각도를 잘 잡아주는 게 제일 중요하고 또, 색감을 차가운 톤으로 주느냐, 따뜻한 톤으로 주느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다시 달라지니까 색감도 잘 알아야 해요. 그래서 매 장면마다 어울리도록 조명을 어떻게 사용할지 설

계해야 합니다.

 

 

Q 실제 공연중에 겪는 어려움은 없나요?

/ 요즘은 공연에 맞춰 미리 조명을 다 세팅해놓고 공연을 진행할 때는 큐가 넘어가도록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그러니까 실수가 많지는 않아요. 다만 큐를 두 개씩 날린다거나 공연 중간에 램프가 터져버려 조명이 나간다거나 하는 사고는 있죠.

 

Q 조명이 나간다구요? 그럼 어떻게…

/ 그냥 그 조명기는 배제시키고 공연을 진행해야죠. 공연을 멈출 수는 없으니까요. 예그린씨어터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조명에 대해서는 아직 너무 모르는 것들이 많아서 부끄러운데요. 청강대 입학 후 3학년 초에 상담을 하면서 교수님께 극장에 들어가고 싶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있었는데 그걸 잊지 않으셨나봐요. 절 추천해 주셔서 들어왔어요. 그리고 소극장은 상관없는데 일정 규모 이상의 대극장은 예술전문인 자격증 3급 이상을 따야 취직을 할 수 있는데 저는 작년 이맘때 그 자격증을 땄어요.

 

 

Q 자격증 준비도 학교 다니면서 하신 거죠?

/ 네. 청강대 재학시절 자격증 취득하고 싶은 학생들을 모아서 교수님이 1대1 과외식으로 오답노트도 만들어 주시고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셨어요. 서너달 동안 6명이 모여 공부했었는데 그 중에서 3명이 합격했어요. 합격한 세 명 중에서 저는 여기 취직을 했고 한 명은 학사학위 전공 심화과정으로 진학했고 다른 한 명은 다른 길을 택했어요.

 

Q 그럼 여기 극장에서 조명은 혼자 책임지고 있나요?

/ 그렇죠. 하지만 극장에서 일하면 장비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명은 공연팀에 소속된 외부팀이 따로 들어와요. 저는 외부팀 조명디자이너에게 극장의 장비들을 설명하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려주는데 그게 제 일이에요. 그러면 외부 디자이너가 자기 공연에 맞게 큐를 만드는 거죠. 만약 제가 외부 일을 하면 그게 제 일이구요.

 

Q 아무래도 극장 조명 감독 보다는 공연팀 조명일이 더 재미있다는 느낌인데요?

/ 실은 쉬는 날 아르바이트로 공연팀 일도 하고 있어요. 극장 일은 아무래도 서류작업이 더 많거든요. 제 목표가 여기서 더 배우고 인맥도 쌓아서 현장 공연팀으로 매일 매일 현장을 뛰는 거에요.

 

 

Q 학교 다닐 때는 현장 공연을 많이 경험했나요?

/ 1학년 때는 ‘웨스트사이드스토리’, 2학년 때는 ‘헤어스프레이’, 3학년 ‘스프링어웨이’라는 작품을 했어요. 1학년 때는 콘솔이랑 오퍼레이팅을 했어요. 콘솔이란 조명장비들을 콘트롤할 수 있는 조종기 같은 건데 여기서 메모리도 하고 전체 그림을 만들어요. 조명 디자이너가 이미지를 요구하면 제가 기계를 이용해서 원하는 조명을 만드는 거에요. 그렇게 2학년 때도 오퍼레이팅 하다가 3학년 공연 때는 디자인 어시스트를 했습니다. 조명 감독을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아직 현장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드릴 말씀은 많지는 않아요. 그래도 공부는 많이 하셔야 해요. 특히 저는 학교 다닐 때 전기에 관해서 세밀하게 배우지 않은 게 아쉬워요.

 

류한나 뮤지컬스쿨 동문은 사회 통념상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극장 외부 공연팀이 조명에 대해 의견을 나눌 때 함부로 나서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다가도 공연 현장 이야기를 할 때는 목소리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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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K INTERVEW 영상캡쳐

편집 홍현규 / 입학홍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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