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현문화재단 ‘여성생애사 구술채록 총서’ 두 번째 출간
  • 작성일 2016-06-15
  • 작성자 Chungkang

청현문화재단 ‘여성생애사 구술채록 총서’ 두 번째

《날마다 아름다운 죽음을 살고 싶다》출간

 

청현문화재단은 여성생애사 구술채록 총서『날마다 아름다운 죽음을 살고 싶다』를 출간한다. 2015년 첫 번째로 출간 된 연극인 이병복 구술채록 총서 『우리가 이래서 사는가 보다』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다. 이번 책의 주인공은 1918년 생(만 98세)의 김옥라로 일제강점기를 거쳐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거치며 한국 사회에 자원봉사의 한 기틀을 세우는데 기여한 인물이다.

본 작업은 2014년 5월 7일부터 7월 1일까지 8차(17시간 38분), 2016년 1월 15일부터 2월 28일까지 4차(8시간 15분)의 추가 인터뷰를 걸쳐 자원활동가 김옥라의 전 생애를 정리하고 이 기록을 기반으로 관련 자료 조사, 역사적 사실 확인을 거쳐 이루어졌다.

청현문화재단은 향기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귀감이 될 만한 분의 삶의 궤적을 기록하고 도서로 발간하여 삶의 소중한 가치와 지혜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여성생애사 구술채록 총서 시리즈를 기획하였다.

 

이수형 청현문화재단 이사장(청강문화산업대학교 미래원장)은 구술채록 총서 두 번째 책을 출간하며 “청현문화재단 여성생애사 구술채록 총서는 한 사람의 삶을 통해 바라보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생생한증언을 남기는 의미 있는 기록이다. 김옥라 선생의 한 세기에 달하는 기억과 마주하며 책 한권에 담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선생의 삶을 최대한 진솔하고 생생하게 풀어내고자 한 진정과 향기가 독자에게 전해지기 바란다.”며 “우리 사회가 여성 원로 구술채록을 통해서 또 하나의 좋은 이야기 틀을 갖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화자로서의 ‘어른’이 거의 전무한 시대에, 스승이 아주 시시한 화두의 하나가 된, 어쩌면 유효기간이 지난 단어가 된 시대에, 삶의 이야기의 교육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이 책 한권으로 자라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라고 밝혔다.

 

청현문화재단은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의 건학 이념인 인간사랑, 자연사랑, 문화사랑의 뜻을 널리 알리고 실천하고자 청강학원 초대 이사장인 현재(玄哉) 정희경 님이 사재를 출연하여 설립한 문화재단이다. 향기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귀감이 될 만한 분들의 삶의 궤적을 기록하고 도서로 발간하는 사업을 통해 그분들이 들려주는 삶의 소중한 가치와 지혜가 많은 사람들에게 스며들 수 있기를, 우리 사회가 또 하나의 좋은 이야기 틀을 갖추길 바라며 여성원로들의 삶과 이야기를 기록하는 ‘여성생애사 구술채록 총서’를 펴냈다.

 

 

 생의 본질, 삶이라는 여행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다

“사랑 없이 삶을 여행하지 마오.”

삶은 여행이다. 생의 본질을 찾아 떠나는 길고도 짧은 여행. 어느 날 뜻하지 않게 나선 세상의 길 위에서 따스한 햇살아래 수많은 보물과 기적을 만나기도 하지만, 때론 거친 사막의 모래 바람도 묵묵히 건너야 종착지인 죽음에 이른다.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공평한 선물인 이 여정에서 생이 주는 모든 기쁨과 고통을 용기 있게 받아들인 이들에게 죽음은 단지 삶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은 김옥라의 인생을 따라가는 일은 기쁨과 용기 가득한 삶의 여정을 바라보는 일이었다. 만 98세. 한 세기에 달하는 기억을 고스란히 온 몸에 체화한 그의 삶은 그 자체로 경이롭다. 일제 강점기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의 대부분이 그 이전에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자, 시도하기 어려운 난관들이 가득한 불모지였다. 하지만 그는 늘 남들 보다 앞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자신의 삶을 ‘덤으로 얻은 삶’이라 생각하고 타인을 위하여, 사회를 위하여 고민하고 노력해온 그의 여정은 말 그대로 ‘사랑’으로 여행한 삶이라 할 만하다.

 

‘긴 세월 여사께서 남다른 꿈을 꾸고 이뤄온 힘은 무엇입니까?’ 채록을 마칠 무렵, 김옥라에게 마지막 질문으로 던진 말이다. 기독교 신앙인인 그의 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말은 ‘하나님 이끄심’ 그리고 ‘사랑’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이 세상에 찾아온 이유를 잊은 채 살아간다. 신앙인으로서 그 소명을 찾아 살아내면 성공한 삶이겠지만, 그와 상관없이 신이 전해준 누구에게나 전해준 소명 있다면 아마 ‘사랑’일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소중히 살아낸 여사의 삶을 통해 세상은 좀 더 따뜻하고 아름다워졌으리라.

 

 

 살아가는 것, 곧 죽어가는 일 어렵고 고단한 시대의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어떻게 살아온 것처럼 죽어갈 것인가” 일본 오사카의 요도가와 호스피스 원장 가시와기 교수는 ‘사람은 살아가는 것처럼 죽어간다’고 말했다. 평생을 세상과 이웃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온 김옥라이지만, 인생의 동반자이자 후원자인 남편 故 각당 라익진 선생이 갑자기 세상을 뜨고 나자 생에 대한 혼란이 찾아 왔다. 진정 삶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죽는 것이 가치 있는 것인가. 삶의 여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렇게 마지막 숙제를 푸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다. 91년부터 지금까지 사회 명사들과 함께 죽음에 대한 연구와 강의를 나누고, ‘죽음준비교육 지도자’를 직접 교육하며 ‘웰다잉Well-dying’을 전해온 그는 말한다. 아름답게 살지 못한 사람이 아름답게 죽을 수 없기에, 아름답게 사는 것이 곧 죽음준비다. 그러기 위해선 혼자만의 삶이 아닌 더불어 나은 세상을 향해 쉼 없는 여행을 해야 한다. ‘사랑’을 전하며 말이다.   김옥라의 생애는 “사는 일은 평생을 두고 배워야만 한다(Vivere tota vita discendum est)”는 잠언을 그대로 보여준다. 오로지 단 하나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온 한 여성의 삶. 그 열정은 시대를 넘어 지금의 우리에게도 뜨거운 질문을 던진다. 어렵고 고단한 시대, 우리는 거창한 꿈이 아니라 소박한 성실함이 희망을 싹 틔운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100세 시대로 예견되는 한국 사회에서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것만큼 바른 죽음을 준비하는 일을 고민해야하는 시대적 요청을 생각하면 그의 삶은 유의미한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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