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의 아름다운 교정에서 한여름밤의 꿈을 꾸다. 뮤지컬스쿨의 연극 ‘한여름밤의 꿈’
  • 작성일 2015-06-26
  • 작성자 Chungkang

 

청강의 5, 6월은 정말 많은 행사가 준비되어있다. ‘문화산업대학교’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수준 높은 작품들은 여러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발표되는 화려한 작품들의 이면을 들춰보면 그 속에는 분명 학우들의 피나는 노력이 숨어 있으리라. 작품을 접한 사람들 역시 그들의 노고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음에 우리는 더 감동받는지 모른다.

한 땀 한 땀 땋아 멋진 옷을 만들어내는 패션스쿨, 달콤한 잠을 반납하고 렌더링의 쓰라린 인내를 거쳐 탄생하는 애니메이션 스쿨의 놀랄만한 작품들, 그리고 예술의 경지에 오른 푸드 스쿨의 정성스러운 요리까지… 그 어느 작품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기운을 풍긴다. 싱그러운 햇살만큼 푸른 열정을 지닌 청강의 여러 스쿨 중 가장 역동적이고 젊음을 느낄 수 있는 행사들은 단연 뮤지컬 스쿨의 작품들 일 것이다. 다른 예술 작품들과 방법과 표현의 차이가 있겠지만 무척이나 직관적이고 가슴을 뛰게 하는 감동을 느끼기에는 음악과 연기만 한 것이 없지 않은가.

 

연극’한여름밤의 꿈’을 보기위하여 모인 관람객들. 초저녁 날씨는 쌀쌀했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조금은 쌀쌀한 6월의 초여름 밤. 뮤지컬 스쿨에서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공연하였다. 한여름밤의 꿈의 막이 오른 곳은 다름 아닌 청현재. 청강 교정의 맨 꼭대기에 자리 집고 있는 아름다운 한옥을 무대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진행된다고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지만 공연이 시작되고 막상 극을 관람하는 동안 그러한 고민들은 말끔히 사라졌다.

청현재라는 한옥의 특수성을 고려한 각본 연출과 그에 어울리는 조명디자인, 적절한 무대 활용은 함께 관람하는 많은 사람들이 극에 몰두할 수 있는 큰 역할을 하기 충분하였다. 극의 주인공들은 한국의 토속 신앙에서 따온 이름들을 적용하였고 각각 그에 맞는 의상과 표현으로 한옥에 잘 어울리는 가장 한국적인 연극으로 탈바꿈하였다. 이 공연 뮤지컬스쿨 김준호 교수가 연출을 담당한 작품이다.

 

올해 초 공연 연출 제의를 받았을 때 김준호 교수는 “학생들을 위한 공연을 하자!”는 목표로 연습과 공연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데 중점을 주었다. 학생들에게 캐릭터를 분배할 때 작은 배역을 최대한 배제하고 출연하는 모든 학생들이 주요한 배역을 맞도록 신경 썼다. 그로 인한 책임감을 느끼고 극에 대한 자부심과 몰입도를 높이기 위함이었다. 또한 매회 공연에 전 출연진이 출연하도록 하여 학우들의 충분한 사기를 돋우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연극 ‘한여름밤의 꿈’ 공연 현장

한편 극을 진행하며 어려운 점 또한 많았다. 청현재에서 진행되는 야외공연이다 보니 날씨를 비롯한 생각지도 못한 애로상항들이 많았지만 여러 난관을 이겨내고 놀라울 정도로 완벽한 무대를 선보여 주었다. 공연 당일 저녁. 초여름 밤의 날씨는 생각보다 쌀쌀했지만 연극을 보러 온 관람객의 열기는 뜨거웠고 말 그대로 환상적인 ‘한여름밤의 꿈’을 꾸기에 전혀 부족함 없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판타지가 가미된 로맨스는 이날의 설레는 분위기와 무척이나 어울렸고, 어떠한 연유에서 인지는 모르지만 TV에서 자주 뵈었던 중견 여배우 분 께서도 관람객으로 참여하셔서 함께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놀라움으로 회자되기도 하였다.

 

실감나는 연기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준 출연배우들.

극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신들의 실수로 인하여 얽혀버린 젊은 남녀의 사랑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유쾌하고 익살스러운 에피소드이다. 몇 명의 기자단원과 함께 자리하게 이번 연극은 맨 앞줄에서 관람하게 되었는데 배우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날 극의 가장 큰 특징이 있 부분은 극의 한국화였다. 원작의 ‘오베론’(신) 역할은 ‘두두리’라는 신라 고려 시대의 목신에서 그 특징과 이름을 따왔으며 ‘테테니어’는 제주도의 토속 요괴에 속하는 ‘그슨새’의 이름과 특징을 대입하여 극의 현실감을 더 하였다. 이렇게 극에 관련된 캐릭터들의 재설정은 한국적인 느낌을 내주기 충분했으며 몰입도 있는 설정을 구현해 내기에 최적의 여건을 만들어 냈다. 비록 극의 분위기와 형식은 변형된 부분이 있었지만 사랑에 관련된 이야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에게 신비로움과 설렘을 주기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멋진 조명과 음향으로 효과적인 몰입을 만들어 주었던 음향, 조명팀.

무대 뒤편에 자리잡은 조명 콘솔과 음향 콘솔을 담당하는 조명팀과 음향팀 그리고 무대를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무대팀은 뮤지컬스쿨의 무대미술전공 학생들이다. 이 학우들이야말로 극의 완성도를 최대한으로 끌어내 준 ‘라이징스타’가 아닐까?늘 무대 곁에 함께 하며 최고의 연극을 서포트 해 주는 그들의 노고는 늘 쉽게 지나치기 쉽지만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무대 위의 또 다른 주인공일 것이다.

 

도대체 어느 캠퍼스에서 구성원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으로 이렇게 멋지고 설레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청강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도해주신 뮤지컬스쿨의 교수님과 수많은 땀과 노력으로 멋진 무대를 일궈낸 학우들의 자랑스러움에 극이 끝난 지금도 가슴이 일렁인다. 학교에 오랜 시간 몸담았지만 아직 뮤지컬 스쿨의 공연을 접하지 못한 학우들이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 혹은 소중한 사람들과 특별한 시간이 필요한가? 그렇다면 뮤지컬 스쿨의 멋진 공연을 추천한다. 분명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삶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사진 이민섭 / 학생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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