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애니메이션계를 호령하다! 애니메이션스쿨 오서로 동문과의 일문일답.
  • 작성일 2015-09-09
  • 작성자 Chungkang

세계 애니메이션계를 호령하다! 애니메이션스쿨오서로 동문과의 일문일답.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떠오르는 스타 오서로 동문!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수상하고 국내외 영화제에서 쏟아지는 러브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오서로 동문을 만났습니다. 최근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회사인 일루미네이션의 인턴 모집에서는 전세계로부터 모여든 쟁쟁한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들려주는 청강에서의 학창시절과 작업 이야기를 인터뷰에 담아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애니메이션스쿨 09학번으로 입학했고 전공심화(4학년)과정을 졸업한 오서로 라고 합니다. 졸업 전에는 ‘아티스트-110(2013)’과 ‘애프터눈 클래스(2014)’라는 두 개의 단편을 제작/감독하였고 현재는 프리랜스 애니메이터/일러스트레이터로서 자유롭게 활동 중입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로봇과 고래를 좋아해요.

 

 

Q. 먼저 축하드립니다. 올해 정말 많은 공모전과 페스티벌에서 큰 상들을 수상하셨는데요. 어떤 상들을 타셨죠?

– 올해는 작년에 완성한 ‘애프터눈 클래스’가 많은 관심을 받은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자그레브나 안시와 같은 큰 페스티벌에 초청이 된 것만으로도 이미 너무나도 큰 상이었어요. 국내에서는 SICAF에서는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고, ZAGREB ANIMAFEST에는 심사위원 특별 언급상을 받게 되었어요. 지금 다시 살펴보니 심사위원 타이틀이 많네요. 사실 큰 상을 받는 작품의 장르나 성격은 생각보다 한정되어 있어요. 주로 사회 풍자나 인간적인 감동, 인상적인 표현과 스토리텔링이 있는 강렬한 작품들이 상을 받잖아요. 아무래도 저의 이번 작품 성격은 따지자면 오락적이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이었고 전작에서 힘을 너무 쏟은 터라 다음 것은 좀 가볍게 만들자는 마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상 같은 것은 기대도 안했는데 오히려 상을 주셔서 놀랐고 감사했어요. 제 나름대로 구상한 애니메이션 표현에 심사의원들이 공감하시고 특별히 상을 주신 것 같습니다.

 

Q. 오서로 동문은 학교 다닐 때부터 교수님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조금 특별한 학생으로 소문이 나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빈치 학생’이라고 불렸다면서요?

– 쑥스럽지만 그 다빈치라는 타이틀은 학교에서 시행했던 창작 장학지원프로그램과 관련 있지 않나요?(웃음)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 하나 특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대학에 입학하기 전 창작과 관계없던 유년 시절에는 존재감 없고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였어요. 그때와 비교해보면, 청강대에 입학한 후에 모든 게 즐거워졌어요.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신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스스로 만족하면 그것으로도 충분하지만, 그래도 내가 한 일에 주변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주니까 기뻤어요. 그리고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 놀라운 일들이 많았어요. 진짜 즐거운 하루하루였고, 청강에서의 일들은 매일매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오서로 동문의 작품 중 ‘애프터눈 클래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작품이 탄생된 뒷이야기가 궁금합니다.

– 처녀작이라면 처녀작인 ‘ARTIST-110’(애프터스쿨의 전작)은 처음으로 큰마음을 먹고 기획했던 작품이어서 그랬는지 완성하고 나서는 많이 지쳤고 체력적으로 방전된 상태였어요. 다음 작품을 하게 된다면 이전 것과는 다르게 조금 더 가볍고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전작에서 컷 아웃 형식의 로봇이 나왔다면 다음 작품은 사람이 등장해서 좀 더 작화적인 움직임과 유기적이고 변형을 줄 수 있는 그런 애니메이션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또 혼자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작업량도 고려해야 했죠. 그러던 중 떠오른 소재가 바로 수업시간에 쏟아지는 졸음을 참으려고 사투를 벌인 경험이었고, 이걸 소재로 다음 작품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배경도 한 곳, 캐릭터도 하나니까 작업량도 조절할 수 있었어요!

 

 

Q. ‘애프터눈 클래스’는 쏟아지는 졸음에 대한 실감나는 표현이 압권입니다. 실감나는 무빙과 각기 다른 비유을 통하여 전달되는 졸음의 시각화는 많은 관람객들이 놀랄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오서로 동문의 이런 탁월한 표현력에 대해 수상한 공모전 주최측이나 관객, 주변 사람들의 반응들은 어떤가요?

-사실 관객들의 공감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어요. 공부와는 그리 인연이 많지 않았던 저였지만 그래도 수업시간엔 예의상 졸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도 쏟아지는 졸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머리를 끄덕거리고 눈에 힘은 풀리고, 잠이 들 듯 말 듯한 그 순간의 모습은 분명히 누가 봐도 웃길 거예요. 그것을 애니메이션적인 표현으로 보여준 것이고, 이걸 보는 관객들은 그저 재밌게 봤으면 했어요.

완성 후 이곳저곳 상영할 때의 반응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어요. 모두가 장면 하나하나 하하하 낄낄낄 웃어주는데 이 소리들을 들으면서 감격해서 저도 모르게 눈에서 땀이 나더라고요. 특히 안시에서 상영 후의 그 큰 박수소리와 환호소리, 너무 잘 봤다며 사람들이 말을 한번 씩 걸어주고 칭찬받았던 그때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었을 거예요.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제 작품이 상영되기 전에 심각하거나 잔잔해서 잠을 부르는 작품이 몇 편 있었어요. 많은 관객들이 꾸벅꾸벅 졸았는데 제 작품이 상영되면서 불과 몇 분 전 졸고 있었던 자신을 생각하면서 웃었다는 반응들을 들었어요.

 

Q. 청강대 학창시절이 궁금합니다. 본인이 생각할 때 오서로 동문은 어떤 학생이었다고 생각하세요?

-청강대는 입학하기 전과 비교하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곳이었고, 배우고, 보여주고 할 수 있는 곳이어서 엄청 즐겁고 신나는 곳이었어요. 특히 이것저것 배울 수 있었던 곳인 만큼 2D, 3D 애니메이션 관련 공부라던가 콘셉트 아트라던가 정말 많은 걸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하기 싫은 공부 뿐이어서 열심히 하지 않았던 옛날을 생각하면서 지금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니까 대충 넘기지 않고 최대한 많이 얻어가려고 결심했어요. 지금까지 참아오고 삼켜두고 있었던 무언가를 팡 터트린 느낌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물론 성격상 옛날의 모습과는 무언가 조금씩 바뀌게 되었고 스스로 생각해도 옛날 같았으면 ‘말도 안 돼!’ 했을 일들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한다거나, 팀장이 된다던가, 얼떨결에 졸업작품 준비 위원장이 되어 애니메이션스쿨의 일꾼이 되기도 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를 이해하고 서로 인정해주고, 무슨 소리를 하는지 말귀를 알아들었던 친구들이 있어 너무너무 신나고 행복했습니다. 저에겐 바로 이런 세계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지금도 느끼고 있어요.

 

 

Q.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일화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학교를 다니는 동안, 매년, 매 학기, 매달, 저에게 큰 이벤트들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하면 힘들지만… 학교에서 있었던 큰 행사들이 생각나네요. 예를 들어 과제전을 통해서 처음으로 애니메이션 작품을 상영하고,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에게 보여주는 경험 같은 거요. 처음으로 작품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때 느꼈던 긴장감, 잊지 못 합니다. 또 3학년 때 제작할 작품 준비를 위해 기획 PT를 처음으로 할 때의 그 오글거리는 마음과 쿵쾅쿵쾅 가슴을 때리던 기억은 저한테는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큰 변환의 시점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졸업작품 상영도 그랬어요. 교내 상영회뿐만 아니라 메가박스에서의 외부 상영회까지. 결국엔 작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저에게 있어 강렬한 기억들이 아닌가 싶어요.

 

 

Q. 오서로 동문이 생각하는 청강대 애니메이션스쿨만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 우선 1학년 때는 많은 다양한 분야를 배워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2D, 3D, 디자인 등등, 하고 싶다는 의지만 있으면 해볼 수도 있고, 하다 보니 자신의 적성을 알거나 오히려 반전이 되는 계기도 만들어주는 것 같고요. 학교에서는 그래서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로 제가 자부심을 느끼고 좋아하고 있는 건 바로 분위기에요. 창작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분위기가 여기저기 형성 되어 있어요. 건물의 예쁜 모습은 두말하면 잔소리고, 밤낮없이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창작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어요.

3학년부터는 CCRC라는 넓은 스튜디오에 개인에게 일 년 내내 주어지는 자리와 장비가 아마 가장 큰 장점일 거예요. 출퇴근제는 통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작업에 대한 책임을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달 시행되는 PT 발표는 자신의 작품뿐 아니라 친구들의 작업 진도를 파악할 수 있고 완성할 때까지 스스로를 관리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또 좋은 점은 친구들과 창작의 공간과 시간 속에 매일매일 함께 있다는 점이에요. 물론 개인공간이 아니고 많은 친구들이 함께 생활하니까 제약이 있을 수도 있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열심히 창작을 하는 모습, 고생하는 모습, 가끔 웃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면서 서로 끈끈해지다보면 왠지 모를 집중력과 의지가 생기기도 해요. 이런 분위기가 더욱더 창작활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주고 이것이 우리 청강대 애니메이션 스쿨의 최대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보며 우여곡절을 겪고, 경험을 공유한 졸업생들은 결국 ‘재밌었다’, ‘불태웠다’라고 회상하는데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Q. 인턴으로 지원한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기업인 일루미네이션에서 합격 연락이 왔다고 들었습니다.

– 자그레브/안시 페스티벌에서 귀국해서 피로가 풀리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교수님이 전화를 하셨고, 지금 이 회사에서 인턴을 뽑고 있으니까 지원해보라고 권해주셨어요. 준비도 없이 다짜고짜 정신없이 가지고 있던 작품들로 포트폴리오를 정리했는데 다행히도 작년에 연습삼아 만들어 뒀던 영문 이력서가 있어서 바로 지원을 할 수 있었어요. 사실은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고 될 리가 없다고 잊었는데 최근 채용이 되었다는 소식이 왔어요. 기쁘다는 마음보다는 굉장히 어리둥절했어요. 사실은 유학을 준비 중이었는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미국을 갈 수 있게 된 거니까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되었고 어쩌면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어요. 물론 어디까지나 갈 수 있는 ‘기회’일 뿐이고 미국에 가기 전에 먼저 한국에서 3개월간의 미션을 해결한 다음에 결과를 알 수 있겠죠.

 

 

Q. 유튜브에서 오서로 동문은 이미 스타입니다. 조회수를 다 더하면 1억뷰가 넘었죠?

– 1학년 때부터 단순히 팬심으로 만들었던 작품이에요. 기존 프랜차이즈의 팬 메이드 애니메이션 ‘쇼트 트랜스포머 시리즈’입니다. 3D작품을 ‘평면적인 표현으로 변신을 시켜보면 어떻게 보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제작 툴은 어도비 플래시를 썼고 처음에는 4~5개 만들고 끝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영화에 등장했던 모든 캐릭터의 변신장면을 플래시로 만들게 되었고 현재까지 총 45개의 동영상이 쌓였습니다. 총 조회 수는 1억 2천5백만을 기록 중입니다. 저도 어디까지나 취미활동으로 시작했는데 기대하지 못했던 인기와 반응에 놀랐어요. 영화에서는 주인공 외에는 별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캐릭터들에게 하나하나 집중 조명을 해주고 영화에선 안 나왔던 변신 장면을 보여주니까 팬 메이드로라도 대리 만족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오서로 동문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계획’이란 단어를 들으니 좀 웃음이 나오는데, 최근 몇 년간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어요. 제가 늘 하는 말이 ‘나는 계획대로 안돼’ 에요. 1~2년 이후의 길을 계획해도 살다보면 전혀 다른 길이 생기거나 생각을 바꾸는 사건들이 계속해서 생기고 있어요. 대학 입학 때 제 계획은 콘셉트 아트를 하는 거였는데 애니메이킹을 하게 되었고, 생각지 못하게 단편까지 만들고 감독을 하게 되고, 영화제에 초청받고, 최근에는 일루미네이션 인턴십까지… 모두 제가 계획했던 걸 넘어서서 생긴 일들이에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1년 후의 일은 전혀 생각지 않기로 했어요. 그저 흐르는 대로, 지금 하고 싶은 걸 열심히 하기로 했어요. 적어도 저에게는 멀리 계획하는 일은 쓸데없다고 최근에 깨달았죠. 대신 회사를 다니던 무엇을 하던 만들고 싶은 작품을 꾸준히 만들겠다는 게 제 로망이에요.

 

Q. 제2의 오서로를 꿈꾸는 애니메이션 학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 묻고 싶은 말은 ‘지금 하고 있는 일, 재밌어요?’입니다. 젊을 때 창작이란 걸 하게 되면 고민도 많고, 걱정도 하게보고, 불안하기도 하고 힘들기 마련이에요. 장래, 경제, 환경, 명예, 기술, 실력, 노력, 독창성, 창의력… 복잡한 고민거리가 너무 많죠.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창작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사실은 기본 자기만족이거든요. 사실 모든 이가 갖춰야 할 미덕으로 ‘노력’을 자주 얘기하는데, 어쩌면 우리에게 그리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 수도 있어요. 저에게 노력은 ‘사실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은데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어요. 그런데 창작하는 재미를 잃고 억지로 노력만 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어떤 작품의 완성을 위해 온갖 우여곡절도 겪고 스트레스도 받고 고뇌도 하지만, 이것도 마음 한구석에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지속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노력이라는 것은 즐거움을 계속 느낄 수 있도록 주변 환경과 상황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라고도 할 수 있을 수도 있겠네요. 다만, 느낄 즐거움이 없는데 노력이란 것을 할 거라면 그만두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추상적이고 낭만적인 얘기가 아닌가 싶을지 모르지만, 글쎄요, 저도 나름대로의 많은 고민과 걱정을 했지만 결국 이 결론에 도달해버렸기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아요. 물론 그 즐거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환경이나 기회를 만드는 것도 각자의 몫입니다. 적어도 학생 시절엔 다른 건 모두 잊고 몰두할 만큼 재밌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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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편집 홍현규 이주희 / 입학홍보처

감수 홍윤표 / 입학홍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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